
- 다 읽은 날 : 2023년 11월 27일
- 평점 : ★★★★★
농사로 먹고사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책.
은퇴 후 삶에 대한 모습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최근 읽었던 책 <대기업 퇴사하고 농사를 짓습니다> 덕분에 농사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사업을 청년들이 하는 것이 적합한가?", "꼭 대출로 시설 올리고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가 이 책 <패러다임을 바꾸어 성공한 청년 농부>를 읽고 다른 방식의 농사가 대안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처음 이 책을 살까말까 망설였다. 작가가 일본인이고 조금은 앞선 세대(2000년대 초반)부터 농사를 시작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다를 것 같았고, 실질적인 지침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소개를 읽고 그간 내가 알아보았던 한국 농업의 현실과 일본에서 귀농하는 사람이 갖는 어려움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농업을 ‘작게’ 해서 꾸준히 소득을 발생시키고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실제로 책에서는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면서 어떻게 작게 농장을 운영하고, 판매와 가공, 기타 활동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농업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시설 원예 방식에 대한 나의 의구심을 후우라이 농장이 어떻게 극복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이 더 좋았던 점은, 사업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귀농하고 농사를 지어야 덜 스트레스 받을 수 있는지, 중심을 잡고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지 여러 가지 관점에 대한 도움을 주었던 부분이다. <대기업 퇴사하고 농사를 짓습니다>가 농업에 대한 희망과 기대치를 낮춰 주었다면, 이 책 <패러다임을 바꾸어 성공한 청년 농부>는 농업, 정확히 말하자면 농사지어 먹고사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다시 높여준 책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농사를 통해 '큰 돈'을 벌기는 어렵다는 점. 그래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대체하는, 완전 전업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 그래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회사 생활을 접어야 하는 시점(50대 즈음)부터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아들이 어느 정도 자라기까지는 최대한 오랫동안 현재 수준의 소득을 발생시키는 것이 가계 경제 관점에서 바람직하다. 따라서 귀농에 대한 생각은 적어도 5년 더 회사 생활을 하고 다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
이 책은 아내도 함께 읽었다. 아내는 2번 정독했다. 아내와 함께 처가로 귀농하면 작은 농장에 식당을 병행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정리가 되고 있다.
고마운 책이고, 앞으로 몇 번 더 읽게 될 것 같다. 새 책으로 구매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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