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읽은 날 : 2023년 12월 26일
- 평점 : ★★★★★
글쓰기의 길잡이가 되어 줄 책
아내의 소개로 읽은 책이다. 아내는 직업처럼 블로그 글을 매일 1편 이상 꾸준히 쓴다. 그런 아내가 글을 더 잘 쓰려고 읽은 책이고 극찬한 책이었다. 나도 지금 하는 글쓰기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함께 읽었다.
한때 글을 잘 쓰려고 무던히 애쓰던 시절이 있었다. 군복무를 하면서, 그리고 복학 후 한동안은 좋은 시와 수필을 쓰기 위해 말 다듬는 연습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같은 의미도 더 좋은 표현으로 바꿀 수 있는지, 어떻게 말을 배치했을 때 더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지, 어떤 운율이 어떤 정서에 맞는지와 같은 것들이다. 학생 때는 서정적인 글쓰기를 많이 했다.
보고서, 설명문에 사용하는 글 연습은 두번째 회사에서 많이 했다. 마케팅 리서치 에이전시에서는 클라이언트에게 제출할 보고서 작업이 많았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게, 그러면서 매너있는 톤으로 정보를 전하는 글쓰기를 했다. 당시 내 사수는 내가 쓴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고 ‘빨간펜’으로 문장 흐름과 단어 배치, 어구와 토씨를 일일이 수정해 주셨다. 그렇게 몇 년간 첨삭과 수정을 거쳐 만든 보고서가 수천 장이었다. 그 회사를 나온 이후에도 글을 잘 정돈해서 쓰는 것을 늘 신경 써왔다.
그렇게 글 쓰는 방법에 대해 나름 이력이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가끔 느껴지는 애매한 지점들이 있었다. ‘글’이라는 것을 글말로 쓰는 게 적절할지 입말로 쓰는 게 적절할지와 같은 것들이다. 그런 궁금증을 이 책을 통해 많이 해소했다. 간결하고 명확한 가르침들이 많다. 덕분에 글 쓰는 게 더 재미있어지기도 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기억해야 할 점들을 적어둔다.
글은 상품이다.
- 절대로 쉬워야 한다.
- 좋은 글은 리듬이 있다.
- 입말로 쓴다.
- 퇴고할 때는 나직이 읽는다.
- 문장을 짧게 쓴다.
- 수식어를 줄인다.
- 궁금함이 없게 쓴다.
- 주장 혹은 감동을 준다.
- 글은 팩트로 채운다.
- 모든 팩트를 다 쓰진 않는다.
- 기승전결로 설계한다.
- 반드시 퇴고한다.
- 위의 원칙 외에도 몇 가지를 더 챙긴다.
- 재미있나?
- 오탈자와 비문(非文)은 없나?
글쓰기 스킬을 향상시킨 것 이외에도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책에 실린 다양한 예문이다. 근 몇 년간 딱딱한 기술 서적과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다가 예문으로 등장하는 서정적인 수필이 주는 글맛이 너무 신선하게 느껴졌다. “아… 글이란 게 이런 것이었구나” 글 읽는 재미를 너무 오래 잊고 지냈구나 싶었다. 언제쯤 ‘소설 읽는 데 보내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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